언론사의 경계 밖에서도 좋은 글은 존재합니다. Substack은 작가가 직접 자신의 독자와 연결되어, 창작의 가치를 온전히 수익화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번시간에는 독립 작가 구독 플랫폼 ‘Substack’의 창작자 경제 수익 모델 분석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1. “플랫폼보다 작가가 중심이다” – Substack이 등장한 배경
Substack은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뉴스레터 기반 창작자 플랫폼입니다. 창립자들은 공통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전통 미디어 산업은 광고 수익 모델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저널리즘의 독립성과 품질이 희생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개별 기자나 작가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독자를 직접 만날 기회가 제한적이었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플랫폼의 수익 논리에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Substack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고자 했습니다. 작가는 이제 자신의 뉴스레터를 구독자에게 직접 발송하고, 구독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단지 기술적 인프라를 제공할 뿐, 콘텐츠 편집이나 방향에 개입하지 않으며, 수익의 10%만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를 택했습니다. 이는 작가 중심 경제(Creator Economy)를 촉진하는 매우 상징적인 선택이었습니다. Substack의 초기 성공은 유명 언론인들이 이탈해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그(Vogue) 등 주요 매체 출신 작가들이 Substack으로 이주하며, 기존 언론사의 틀을 벗어난 보다 솔직하고 개인적인 글쓰기가 가능해졌습니다. 독자는 이제 언론사를 구독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작가를 구독하게 되었고, 이는 콘텐츠 소비 방식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습니다. Substack은 ‘자유로운 글쓰기’를 모토로 내세우며, 정치적 견해, 소수자 목소리, 심층 리포트 등 기존 미디어가 다루기 어려웠던 다양한 주제의 글이 활발히 생산되는 생태계를 만들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Substack은 단순 뉴스레터 서비스가 아니라, 글쓰기 자체를 비즈니스로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 구독 기반 수익 모델 – 창작자와 독자의 ‘직접 연결’을 수익화하다
Substack의 수익 모델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강력합니다. 모든 작가는 자신의 뉴스레터를 무료 또는 유료로 설정할 수 있으며, 유료 뉴스레터의 경우 독자에게 월 구독료나 연간 구독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Substack은 이 금액 중 10%를 플랫폼 수수료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작가가 온전히 수령합니다. 결제 수수료(Stripe 등)도 별도로 부과되지만, 전체 구조는 여전히 작가 친화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모델의 강점은 무엇보다 수익 구조가 명확하고 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독자 수에 따라 자신의 수익을 쉽게 예측할 수 있으며, 광고 의존도 없이 ‘팬 기반 수익(fan-funded revenue)’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콘텐츠 품질 유지에도 긍정적입니다. 클릭 수나 조회 수에 연연할 필요 없이, 본질적으로 충성도 높은 독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ubstack은 작가들에게 뉴스레터 템플릿, 구독자 관리 도구, 결제 시스템, 분석 리포트 등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며, 작가가 오롯이 콘텐츠 제작과 독자 관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초기 작가 유치를 위해 ‘Substack Pro’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부 작가에게 선급금을 지급하고, 일정 기간 동안 수익 일부를 플랫폼이 가져가는 대신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Substack이 구독 경제 모델을 통해 작은 시장에서도 충분히 생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냈다는 것입니다. 모든 작가가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몇 백 명, 몇 천 명의 충성도 높은 독자만 확보해도 충분히 생활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는 소수자, 지역 기자, 전문 분야 작가 등 기존 미디어에서 소외된 창작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3. Substack이 보여준 창작자 경제의 미래 – 도전과 기회
Substack의 등장은 창작자 경제(Creator Economy)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 뉴스레터 붐을 넘어, 창작자가 더 이상 대형 플랫폼이나 매체의 하위 수익 구조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습니다. 그러나 Substack 역시 몇 가지 중요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선, 플랫폼 수수료가 비교적 낮고 작가가 독립적이라는 장점은 있으나, 사용자가 꾸준히 유료 구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초기 관심이 높은 작가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콘텐츠 품질 유지, 독자 관계 관리, 새로운 유입 확보 등은 전적으로 작가 개인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이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작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Substack은 아직까지 콘텐츠 검열이나 허위 정보 유통 문제에 대해 명확한 규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플랫폼의 신뢰성 문제나 브랜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특히 정치적 민감 이슈를 다루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플랫폼 자체가 사회적 논쟁에 휘말릴 리스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bstack의 핵심 가치는 변함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좋은 글은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Substack은 기술을 통해 작가와 독자를 직접 연결하고, 수익을 나누며, 창작자에게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제공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Substack은 오디오 콘텐츠, 동영상 뉴스레터, 커뮤니티 기능 강화 등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창작자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크리에이터 경제 전반에서 더욱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며, 특히 소규모 충성 독자 기반을 가진 창작자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Substack은 단순한 기술 플랫폼이 아닙니다. 그것은 콘텐츠의 주도권을 창작자에게 돌려주는 철학적 선언입니다. 오늘날 모든 사람이 플랫폼 알고리즘에 맞춰 글을 써야 하는 시대에, Substack은 ‘진짜 독자를 위한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작가가 자신만의 목소리로, 자신만의 경제를 일구는 시대를 Substack과 함께 열어나갈 것입니다.